안녕하세요. 심리케어 365 대표 상담사 이준형입니다.
지금의 힘든 상황을 이토록 자세하고 솔직하게 털어놓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언니의 고통을 이제서야 이해하게 된 미안함, 아버지의 사업 실패를 보며 느낀 슬픔,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와의 갈등 속에서 느낀 억울함과 미움까지, 당신의 복잡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저 또한 깊은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정말 어떻게 마음을 추스려야 할지 모르겠다'는 당신의 절박한 외침에, 당신은 절대 혼자가 아니며, 충분히 그럴 만한 상황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절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깊은 상처와 억눌린 감정
당신이 겪고 있는 감정은 단순한 '짜증'이나 '미움'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동안 쌓여온 좌절, 억울함, 상실감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결과입니다.
엄마와의 관계에서 오는 좌절감: "엄마는 대화의 맥락을 잡지 못하고 소리만 빽빽 지르신다"는 말에서 당신이 얼마나 엄마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는지, 그리고 그 시도가 번번이 실패하며 좌절감을 느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 엄마는 '이해받을 수 없는 존재'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거짓말에 대한 억울함: 딱 한 번 생리통 때문에 학원 시간을 바꾼 것뿐인데, 부모님의 신뢰를 모두 잃었다는 말에 얼마나 큰 배신감과 억울함을 느끼셨을까요. "얼굴 하나 안 변하고 거짓말을 술술 내뱉는 게 소름"이라는 엄마의 말은 당신을 괴물 취급하는 것처럼 들렸을 겁니다. 그 순간 당신은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외로움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입니다.
충격과 미움: 가장 힘들 때 "니가 스스로 니 삶을 살아" "난 너한테 신뢰가 다 깨졌어"라는 말을 듣고, 엄마가 아무렇지 않게 드라마를 보는 모습은 당신에게 큰 충격이었을 겁니다. "엄마한테 정이 다 털렸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한 감정입니다. 오랜 시간 쌓아왔던 당신의 감정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것이죠.
지금 당장 당신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
1.자신의 감정을 먼저 돌보기: 지금은 어떤 조언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마음이 아플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너진 당신의 마음을 먼저 추스르는 것입니다.
잠시 거리를 두기: 당분간은 엄마와의 대화를 피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세요. 음악을 듣거나 산책을 하거나, 당신이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면서 감정을 가라앉히는 시간을 가지세요.
감정 기록하기: 일기장에 오늘 있었던 일, 엄마에게 서운했던 점, 당신의 억울했던 마음을 모두 쏟아내세요.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정리되고,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릴 수 있습니다.
2.부모님께 자신의 마음 전달하기: 지금은 감정이 격해져서 어렵겠지만, 감정이 가라앉은 후에 엄마에게 다시 한번 진지하게 이야기해볼 기회를 만들어 보세요.
'나 전달법' 사용하기: "엄마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해서 너무 속상했어요", "나는 엄마가 나의 힘든 마음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어요"와 같이 당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나 전달법'을 사용해 보세요.
솔직한 마음 드러내기: "엄마가 저한테 신뢰가 깨졌다고 했을 때, 제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는지 아세요? 저도 엄마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어요. 한 번 실수했다고 모든 노력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와 같이 당신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전문가의 도움 적극적으로 찾기: 당신이 겪는 문제는 단순한 사춘기 방황이 아닙니다. 부모님과의 소통 문제, 가족 내의 스트레스, 그리고 당신의 학업 스트레스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혼자서 이 모든 것을 감당하려 하지 마세요.
학교 상담 선생님: 학교 상담 선생님께 솔직하게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하세요. 당신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부모님과 어떻게 대화해야 할지 조언해 주실 겁니다.
청소년 상담 복지 센터: 보호자 동의 없이도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눈에 보이는 엄마의 모습은 '엄마'가 아니라,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자신도 모르게 공격적인 언행을 쏟아내는 한 사람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엄마'의 모습은 당신에게는 상처가 되겠지만, 엄마는 그 시간이라도 갖지 않으면 자신이 무너질 것 같아 애써 괜찮은 척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신의 상처가 정당화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당신은 지금 너무 큰 짐을 지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사업 실패를 걱정하고, 엄마의 감정까지 돌보려고 하는 것은 당신의 몫이 아닙니다. 지금은 다른 사람을 돌보기 전에, 당신 자신을 먼저 돌봐야 할 때입니다.
만약 더 자세한 심리 상담이나 이야기를 나눌 곳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email protected]으로 이메일이나 쪽지 주세요. 당신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