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의 추진 원리와 플레밍의 왼손 법칙은 고속철도 시스템의 핵심 개념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부분입니다. 먼저 KTX는 기본적으로 전동기(전기 모터)의 힘으로 움직입니다. 전동기 내부에서는 코일에 전류가 흐르고, 자석(또는 전자석)이 만들어내는 자기장 속에서 코일이 힘을 받아 회전하게 됩니다. 이때 바로 플레밍의 왼손 법칙이 적용됩니다. 플레밍의 왼손 법칙은 ‘자기장 속에서 전류가 흐를 때 도체가 받는 힘의 방향’을 알려주는 법칙입니다. 왼손을 펴서 검지, 중지, 엄지를 서로 직각으로 유지했을 때, 검지는 자기장의 방향(북극에서 남극으로), 중지는 전류의 방향(전류가 흐르는 방향, +에서 –로), 엄지는 도체가 받는 힘, 즉 운동 방향을 나타냅니다. 즉 KTX의 모터 속 코일에는 전류와 자기장이 서로 교차하며 흐르고, 이때 생기는 전자기력의 방향이 바퀴를 회전시키는 토크로 작용하게 됩니다.
KTX와 일반 전철(지하철 등)의 기본 원리는 같습니다. 둘 다 전동기의 전자기력을 이용해 바퀴를 회전시키지만, 차이점은 전력 공급 방식과 모터 제어 방식에 있습니다. 전철은 보통 교류(AC) 1,500V나 직류(DC) 25kV 전력을 팬터그래프를 통해 공급받아 모터를 구동하고, KTX 역시 팬터그래프를 통해 고전압 교류 전력을 받아 차량 하부의 변압기와 인버터 장치를 거쳐 3상 유도전동기를 구동합니다. 다만 KTX는 훨씬 더 높은 속도를 내기 위해 인버터 제어 기술이 정교하고, 공기저항과 진동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대형 전동기를 사용합니다. 또 KTX는 각 동력차에 설치된 전동기가 동력 분산형이 아니라 집중식(기관차형)으로 되어 있다는 점에서 일부 전철과 차이가 있습니다(반면 KTX-산천은 분산형 전동차 구조입니다).